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였지만 첫 등장부터 전통적인 시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전통적인 시계의 문법으로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애플워치가 처음 소개되었던 당시에는 시계로서의 애플워치와 기기로서의 애플워치라는 두 관점의 리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도 저 두가지 관점에서 애플워치 1세대를 리뷰하기도 했었죠.
디바이스로서의 애플워치
시계로서의 애플워치
시계라는 물건은 시간을 본다는 기능적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현대에는 패션 악세사리로서의 비중이 좀 더 큽니다. 초창기의 애플워치도 이 관점에 따라 가격대에 따라 재질을 나누고, 시계줄을 다양하게 만들어 패션 악세사리로서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홈페이지의 소개 문구도 가장 “개인화된 디바이스”라든지 “개성을 표현해보세요” 라든지 기능적인 측면보다 악세사리로서의 역할도 상당히 비중이 있었습니다.
애플워치가 전통적인 시계로서의 문법을 강조한 것은 전통적인 시계 산업에 대한 존중의 의미와 시계 애호가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제 생각엔 좀 더 실용적인 이유로 “이 장치는 시계다”라는 것을 강조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당시 애플워치는 정체성도 확실하지 않았고 배터리는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않았으며 끔찍하게 느렸기 때문입니다.
초창기의 애플워치를 기존에 애플이 만들던 컴퓨터들을 보던 관점에서 보면 용도도 애매하고 속도도 느린 이상한 디바이스였지만 "전통적인 시계라는 관점"에서 보면 많은 기능을 소화해내는 훌륭하고 스마트한 시계였죠. 돌아보면, “애플워치는 시계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이런 한계 때문에 차용했던 마케팅적인 수사로서의 의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시리즈4(5세대)에 접어든 이 시계는 애플에서는 더이상 패션 아이템을 위한 시계로 취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건강, 활동, 운동 그리고 소통을 위한 스마트 디바이스로서 소개하고 있죠. 제 생각에도 애플워치 1세대나 그보다 두배 빨랐던 시리즈1에 비하면 애플워치 시리즈4는 더이상 "굳이" 시계로서의 관점에서 보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한 손목 위의 컴퓨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스플레이
애플워치 시리즈4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커진 디스플레이입니다. 베젤을 줄이면서 화면의 크기를 키웠던 아이폰X처럼 애플워치는 베젤을 둥근 모서리까지 확대하면서 전세대보다 디스플레이가 30% 정도 커졌습니다.

하지만 아이폰X처럼 테두리의 끝까지 확대된건 아니고 여전히 베젤이 넓은 편입니다. 아이폰 XR도 베젤이 넓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애플워치의 베젤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계의 디자인의 곡률과 화면이 떨어지는 곡률이 똑같아 마치 베젤이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40mm 크기의 경우 디스플레이가 커진 덕분에 기존 시리즈3의 42mm와 거의 동일한 디스플레이 크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는 커진 디스플레이를 굳이 숨기려하지 않고 많은 정보로 꽉꽉 채우려고 합니다. 그에 가장 잘 맞는 시리즈4 전용 워치페이스가 바로 인포그래프 페이스입니다.
인포그래프 페이스는 두가지 종류가 추가되었습니다. 먼저 애플워치 광고에 가장 많이 나오는 인포그래프 페이스입니다. 인포그래프 페이스는 그야말로 정보를 꾸역꾸역 다 넣은 페이스로 무려 8개의 컴플리케이션이 동시에 표시됩니다. 가운데에 표시되는 달력과 시간 등의 정보를 합치면 무려 9개의 정보가 한 시계 화면에 나타납니다.

9개의 정보가 한번 시계 화면을 흘끗 보는 것만으로는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정보가 많은 느낌도 듭니다. 일부에서는 복잡하다는 평을 듣고 있죠. 하지만 제가 애플워치를 오랫동안 써보니 컴플리케이션은 정보 표시의 의미도 있지만 앱 바로가기의 의미로서 좀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바로가기는 많을 수록 좋기 때문에 저는 인포그래프 페이스에 표시되는 정보들이 많은게 크게 걸리진 않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추가된 페이스는 인포그래프 모듈러 페이스입니다. 인포그래프 페이스가 아날로그 시계를 기반으로 했다면 모듈러 페이스는 디지털 시계 기반의 시계 화면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포그래프 모듈러 페이스는 주로 가로로 길게 펼쳐지는 정보를 볼 때 유용합니다. 활동, 심박수 내역, 주가 등 시간의 흐름이 있는 데이터를 보는데 적합합니다. 저처럼 가운데에 일정을 표시하게 해놓는다면 기존 모듈러 페이스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디자인
애플워치 시리즈4의 디자인은 오묘합니다. 전 세대의 애플워치와 비교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오는 변화는 약간 커진 본체입니다. 기존 38mm 시계는 40mm로, 기존 42mm는 44mm로 각각 2mm 커졌습니다. 애플워치에서 크기는 디바이스의 세로 길이를 의미하기 때문에 전 세대에 비해 2mm 씩 길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애플워치 1세대는 42mm를 썼었고 애플워치 시리즈 1의 경우는 38mm를 썼었는데 둘 다 저한테는 적합한 크기는 아니었습니다. 42mm는 너무 컸고(마치 방패 같은), 38mm는 조금 작았었죠. 그래서 이번 시리즈4의 크기 변화는 반가운 변화입니다. 이제야 저한테 맞는 사이즈를 찾은 것 같습니다.
크기는 커졌지만 신기하게도 기존 시계줄과 호환이 됩니다. 저도 38mm에서 사용하던 블랙 밀레니즈 루프를 40mm에서도 잘 쓰고 있습니다. 시계줄이 호환되도록 한 것은 꽤 현명한 결정인 것 같습니다. 본체를 교체하면서 시계줄까지 교체해야했다면 애플의 시계줄 비즈니스는 신뢰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본체는 어쩔 수 없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지만 시계줄만큼은 전통적인 시계처럼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시계줄은 좋은 재질(에르메스?)로 사용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는 아주 약간 길어진 크기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보이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외형 변화가 있습니다. 이 외형 변화 때문에 전세대 애플워치를 차다가 시리즈4를 차면 비슷해보이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바로 시계 테두리의 곡률 변화입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는 손목에 있을 때 보면 전세대보다 좀 더 정사각형처럼 보입니다. 전세대의 애플워치도 정사각형처럼 보였지만 시리즈4를 본 다음 보면 세로로 길쭉한 직사각형으로 보입니다. 디스플레이 면적과 비율 차이도 있지만 애플워치 시리즈 4는 전세대보다 곡률이 더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나란히 두고 보면 얼핏보기에 비슷해보이지만 둥근 모서리 부분에 맞춰서 직사각형을 추가해보면 곡선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이 차이는 작지만 전체적인 인상을 확 바꿔놓습니다. 여기에 같은 곡률로 마감된 디스플레이가 더해져 일체감을 높입니다. 전 개인적으로는 좀 더 둥글둥글해진 시리즈4의 디자인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성능
개인적으로 애플워치 시리즈 4에서 가장 인상적인 변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성능 부분을 꼽고 싶습니다. 애플워치는 오리지널 애플워치부터 시리즈2까지는 앱을 제대로 활용하기엔 속도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시계로서의 기본 기능을 지원하기엔 무리가 없었지만 아무래도 본격적인 앱 활용을 하기엔 무리가 많이 따랐습니다.
애플워치에서 무슨 앱을 쓰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애플워치를 다른 스마트워치와 구분할 수 있는건 바로 이 앱 생태계입니다. 아이폰만큼 앱들이 많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유용한 앱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포켓몬고 같은 앱도 애플워치에서만 사용할 수 있죠. 보통 애플워치에서 앱은 아이폰을 꺼내서 처리하기엔 번거롭고 가벼운 작업을 할 때 사용합니다.
시리즈1을 쓰던 시절에 속도 때문에 가장 고통 받았던 앱은 기본 운동앱과 Shazam이었습니다. 시리즈1에서 WatchOS4를 사용했을 때는 운동 앱을 실행시켜서 걷기 모드를 활성화하려고 하면 30초가 걸렸습니다. 이것도 운동 앱이 실행되어있다는 가정이고, 운동앱이 만약 실행되고 있지 않다면 거의 1분 30초 후에나 운동 모드를 활성화 할 수 있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4에서는 이런 성능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개선을 이루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4의 S4 칩은 시리즈3의 S3보다 두배 더 빨라지고 64비트 아키텍쳐를 지원하게 되었죠. 시리즈3도 속도 부분이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4는 속도로 인한 불만은 완전히 사라진 수준입니다. 거의 아이폰의 속도 수준으로 앱이 실행되어 모든 면에서 빠릿빠릿하게 동작합니다.
빠른 속도는 애플워치 시리즈 4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더이상 운동앱을 실행시키기 위해 한참 손목을 들고 있을 필요도 없고, 지금 흘러 나오는 노래를 알기 위해서 한참을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손목에서 구동되는 기기의 속도 향상은 전체적인 사용감을 향상 시킵니다.
Siri
애플워치 시리즈 1을 쓰던 입장에서 시리즈4는 생각보다 WatchOS 자체의 차이는 적습니다. 소프트웨어의 기능 자체는 시리즈1과 시리즈4가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요, 그나마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시리였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시리즈4의 속도가 비약적으로 빠르다보니 시리의 응답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기존에는 시리에게 뭘 말하면 "잠시만요... 준비가 되면 탭하겠습니다..." 같은 식으로 기다려야해서 사용성이 많이 떨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4의 시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친근함(?)을 높였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4에서 시리에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모든 애플워치에서 가능한 방법입니다. 시계 용두를 누른 상태에서 말한 다음 용두에서 손을 떼면 시리가 응답하는 식이죠. 이 방법a은 가장 확실하게 시리를 부르는 방법이지만 양쪽 손을 두개 다 써야해서 번거롭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시리야"입니다. "시리야" 기능은 애플워치 시리즈 3, 4에서만 가능합니다. 아이폰에서처럼 시리 버튼을 누르지 않고 시리를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이죠. "시리야"는 양손을 다 쓰지 않아도 되서 편합니다. 매번 시리를 불러야한다는 점을 빼고 말이죠.
세번째 방법은 "들어서 말하기"입니다. 이 기능 역시 시리즈 3과 4에서만 가능한 방법이죠.(단, WatchOS5로 업그레이드 되어있는 경우에만)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애플워치를 입으로 가져가 말하기 시작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어차피 시리에게 말할 때는 애플워치를 입 근처에 가져다 말하는게 인식률을 높일 수 있어서 습관이 되어있는데 이 동작을 자동으로 인식하도록 해놓아 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번째 방법이 가장 편해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시리를 부르는 방법이 다양하다보니 이전보다 시리를 사용하는 횟수가 확실히 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워치에서 세밀하게 조작해야해서 설정하기 귀찮은 타이머나 운동 모드 활성화를 할 때 가장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52분 48초 타이머를 맞춰줘" 같은..)
다만 들어서 말하기는 동작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일단 "들어서 말하기"이기 때문에 팔을 드는 것 같은 동작을 매번 취해준 다음 꽤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야 그제서야 시리가 나타납니다. 손목에 입을 댄 상태로 계속 시리와 대화를 이어가려면 "시리야"를 불러줘야하죠. 이걸 몰랐을 때는 전 이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또 하나 의외였던건 시리 말하기 기능이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3부터는 시리가 아이폰처럼 음성으로 답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는데요, 제 경우는 이상하게도 몇번이나 시리랑 대화를 해도 아무 음성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애플워치 화면에 글씨만 표시될 뿐이었죠. 나중에 알고보니 한국어 시리는 애플워치에서 음성 피드백을 지원하지 않더군요. - _-;;
건강
애플이 최근에 애플워치를 발표하면서 보여줬던 키노트에 따르면 애플워치는 세가지 축을 기본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바로 건강과 통신 그리고 운동이죠. 이번 애플워치 시리즈4가 전세대와 가장 다른 부분이라면 단연 “건강” 기능입니다. 심전도 측정 기능으로 미국에서는 FDA의 승인을 받아 거의 의료 기기의 반열에 올라섰죠. 이뿐 아니라 넘어짐 감지 기능을 탑재하여 낙상 사고 등의 위험이 있는 사용자를 위한 보호 기능도 갖췄습니다.

심전도 측정 기능과 넘어짐 감지 기능이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목의 작은 시계로 언제든지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겁니다. 집 안에서 추락하거나, 미끄러져 전화기를 사용하여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상태의 사람에게는 넘어짐 감지 기능이 절대적인 구원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애플이 요즘은 여러모로 고전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들에 비해 여전히 가장 독보적으로 앞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건강(Health)” 부문일겁니다. 다른 IT 회사들에 비해 애플은 이 건강 부문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다른 회사에 비해 건강 부문에 관심을 기울이는데는 바로 스티브 잡스가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병상에 있을 때에도 비효율적인 병원의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하는 방법에 대해 궁리했다고 하죠. 애플이 건강 부문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는 이유는 스티브 잡스의 유지와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 실체가 집약된 기기가 바로 애플워치 시리즈 4입니다. 애플은 애플워치로 건강 부문에서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지병으로 고통 받고 있거나, 애플워치로 인해 자기도 모르는 병을 발견하거나, 사고를 당해 전화를 쓸 수 없는 사람 등 애플워치가 생명을 구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픈 사람, 사고를 당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애플워치는 사용자의 일상에서 습관을 바꿔서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줍니다. 기존 애플워치에도 있었던 일어서기 경고, 끊임없이 울리는 활동과 운동 권고 등의 알림으로 사용자가 어제보다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애플워치의 진가는 앞에서도 말했듯 사실 기기가 이렇게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자의 일상을 바꾸는데 있습니다. 애플워치에 있는 건강 기능은 긴급한 상황은 물론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발휘됩니다.
운동
애플워치의 세가지 축(통신, 건강, 운동) 중 운동 부문은 사실 제가 가장 할 말이 없는 분야입니다. 전 운동을 거의 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애플워치는 그런 저에게도 걷기라도 하라고 항상 지치지 않고 알림을 보냅니다. 저희 어머니라도 이미 지쳐서 하지 않을 잔소리를 애플워치는 거의 매일 같이 반복적으로 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의 운동 기능은 사실 WatchOS5의 기능입니다. 전세대의 애플워치도 WatchOS5로 업그레이드하면 거의 동일한 새로운 운동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운동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애플워치를 살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방수가 동일하게 지원되는 시리즈 3 사용자라면 운동 기능을 위해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시리즈 4만이 갖는 장점도 있습니다. 배터리가 시리즈 3보다 좀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운동 측정 모드 상태를 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셀룰러와 GPS를 켜고 걷기를 하기만해도 배터리가 광탈하지만 그래도 시리즈 4는 전세대의 애플워치보다는 좀 더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커진 디스플레이입니다. 운동을 하면서 시계를 볼 때는 사실 주의를 기울여서 여러가지 정보를 볼 수 없죠. 그래서 운동 모드에서는 전체적으로 UI가 간소화되고 화면의 모든 것이 커지도록 되어있죠. 더 커진 디스플레이 덕분에 운동 모드의 화면도 모든 것이 다 커졌습니다. 덕분에 운동 중 시계보기가 더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리즈 1을 쓰던 제 입장에서는 빨라진 속도도 장점입니다. 시리즈1이나 애플워치 1세대는 사실 운동앱을 켜서 운동 모드를 활성화하는 것도 오래걸렸죠. 바로바로 운동 모드를 활성화할 수 있어 예전보다 좀 더 운동 모드를 자주 활성화하게 됩니다.(그래봐야 가장 많이하는 운동은 실외걷기..)
통신
애플워치 시리즈 4의 통신 기능은 시리즈3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셀룰러를 지원하기 시작한 시리즈3부터 애플워치는 아이폰으로부터 좀 더 독립적인 기기가 되었죠. 애플 뮤직을 아이폰 없이 스트리밍할 수도 있고, 아이폰 없이 문자나 iMessage 등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셀룰러 애플워치만 이런 독립적인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GPS 애플워치도 이런 독립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Wifi가 있는 곳이라면 말이죠. Wifi가 잡히는 곳이라면 GPS 모델 애플워치도 셀룰러 버전과 동일한 수준의 독립적인 기능을 누릴 수 있습니다.(전화와 문자는 제외)
Wifi 연결은 애플워치 설정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일단 Wifi만 연결되어 있다면 애플뮤직 스트리밍, 팟캐스트 등의 기능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SMS와 일반 전화는 안되지만 iMessage와 Facetime 음성 통화 등을 사용할 수도 있죠. 심지어 메일 알림을 받고 메일 답장까지 보낼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어렵습니다. 일단 스마트워치의 용도를 단시간에 설명하려고 하다보면 그저 알림 셔틀과 건강 체크의 용도 두가지 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피트니스 밴드도 할 수 있는걸 왜 굳이 스마트워치를 사야하는가하는 반문이 돌아옵니다.
어찌어찌해서 스마트워치의 쓸모에 대해 상대방이 만족할만한 답변을 했다고 해도 왜 애플워치인가?하는 질문에 답변하기란 더 어렵습니다. 사실 기능 명세로만 봤을 때 10만원짜리 스마트워치와 50만원에 육박하는 애플워치가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다양한 워치 페이스, 알림 셔틀, 운동 기록,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계 기능(!) 등 애플워치가 하는 일은 10만원대의 다른 스마트워치가 하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전 저 질문에 선뜻 답할 수 없는 이유는 단 시간에는 설명할 수 없는 애플의 사용자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 경험은 스펙 명세서에 나와있지 않고 스크린샷으로 찍히지도 않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알게 모르게 점점 느껴가는 부분이죠. 어떤 이들은 이걸 “감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전 감성보다는 좀 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애플워치는 그런 애플의 디바이스 중에서도 가장 늦게 그 진가를 알게되는 제품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애플워치가 그저 알람 셔틀에 지나지 않는 비싸고 쓸모없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플워치를 오래 쓰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습관에 녹아있게 되죠. 애플워치 시리즈4 사용기를 쓰곤 있지만 애플워치가 정말로 유용한지는 사용기보다는 주변에 애플워치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애플워치 시리즈 4에 대해서 누군가 위의 질문을 한다면 전 이번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완전 좋아요! 꼭 사세요!”
만약 스마트워치에 관심이 있고, 아이폰을 쓰고 있다면 애플워치 시리즈 4 구매를 한번 심각하게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누군가 애플워치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가족 중에 있다면 선물로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디바이스로서의 애플워치
시계로서의 애플워치
시계라는 물건은 시간을 본다는 기능적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현대에는 패션 악세사리로서의 비중이 좀 더 큽니다. 초창기의 애플워치도 이 관점에 따라 가격대에 따라 재질을 나누고, 시계줄을 다양하게 만들어 패션 악세사리로서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홈페이지의 소개 문구도 가장 “개인화된 디바이스”라든지 “개성을 표현해보세요” 라든지 기능적인 측면보다 악세사리로서의 역할도 상당히 비중이 있었습니다.
애플워치가 전통적인 시계로서의 문법을 강조한 것은 전통적인 시계 산업에 대한 존중의 의미와 시계 애호가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지만 제 생각엔 좀 더 실용적인 이유로 “이 장치는 시계다”라는 것을 강조해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당시 애플워치는 정체성도 확실하지 않았고 배터리는 그다지 오래 지속되지 않았으며 끔찍하게 느렸기 때문입니다.
초창기의 애플워치를 기존에 애플이 만들던 컴퓨터들을 보던 관점에서 보면 용도도 애매하고 속도도 느린 이상한 디바이스였지만 "전통적인 시계라는 관점"에서 보면 많은 기능을 소화해내는 훌륭하고 스마트한 시계였죠. 돌아보면, “애플워치는 시계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은 이런 한계 때문에 차용했던 마케팅적인 수사로서의 의미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덧 시리즈4(5세대)에 접어든 이 시계는 애플에서는 더이상 패션 아이템을 위한 시계로 취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건강, 활동, 운동 그리고 소통을 위한 스마트 디바이스로서 소개하고 있죠. 제 생각에도 애플워치 1세대나 그보다 두배 빨랐던 시리즈1에 비하면 애플워치 시리즈4는 더이상 "굳이" 시계로서의 관점에서 보지 않아도 충분히 훌륭한 손목 위의 컴퓨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스플레이
애플워치 시리즈4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커진 디스플레이입니다. 베젤을 줄이면서 화면의 크기를 키웠던 아이폰X처럼 애플워치는 베젤을 둥근 모서리까지 확대하면서 전세대보다 디스플레이가 30% 정도 커졌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는 커진 디스플레이를 굳이 숨기려하지 않고 많은 정보로 꽉꽉 채우려고 합니다. 그에 가장 잘 맞는 시리즈4 전용 워치페이스가 바로 인포그래프 페이스입니다.
인포그래프 페이스는 두가지 종류가 추가되었습니다. 먼저 애플워치 광고에 가장 많이 나오는 인포그래프 페이스입니다. 인포그래프 페이스는 그야말로 정보를 꾸역꾸역 다 넣은 페이스로 무려 8개의 컴플리케이션이 동시에 표시됩니다. 가운데에 표시되는 달력과 시간 등의 정보를 합치면 무려 9개의 정보가 한 시계 화면에 나타납니다.

또 하나 추가된 페이스는 인포그래프 모듈러 페이스입니다. 인포그래프 페이스가 아날로그 시계를 기반으로 했다면 모듈러 페이스는 디지털 시계 기반의 시계 화면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인포그래프 모듈러 페이스는 주로 가로로 길게 펼쳐지는 정보를 볼 때 유용합니다. 활동, 심박수 내역, 주가 등 시간의 흐름이 있는 데이터를 보는데 적합합니다. 저처럼 가운데에 일정을 표시하게 해놓는다면 기존 모듈러 페이스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4의 디자인은 오묘합니다. 전 세대의 애플워치와 비교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오는 변화는 약간 커진 본체입니다. 기존 38mm 시계는 40mm로, 기존 42mm는 44mm로 각각 2mm 커졌습니다. 애플워치에서 크기는 디바이스의 세로 길이를 의미하기 때문에 전 세대에 비해 2mm 씩 길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애플워치 1세대는 42mm를 썼었고 애플워치 시리즈 1의 경우는 38mm를 썼었는데 둘 다 저한테는 적합한 크기는 아니었습니다. 42mm는 너무 컸고(마치 방패 같은), 38mm는 조금 작았었죠. 그래서 이번 시리즈4의 크기 변화는 반가운 변화입니다. 이제야 저한테 맞는 사이즈를 찾은 것 같습니다.
크기는 커졌지만 신기하게도 기존 시계줄과 호환이 됩니다. 저도 38mm에서 사용하던 블랙 밀레니즈 루프를 40mm에서도 잘 쓰고 있습니다. 시계줄이 호환되도록 한 것은 꽤 현명한 결정인 것 같습니다. 본체를 교체하면서 시계줄까지 교체해야했다면 애플의 시계줄 비즈니스는 신뢰받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본체는 어쩔 수 없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지만 시계줄만큼은 전통적인 시계처럼 오래 사용할 수 있어 시계줄은 좋은 재질(에르메스?)로 사용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는 아주 약간 길어진 크기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보이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외형 변화가 있습니다. 이 외형 변화 때문에 전세대 애플워치를 차다가 시리즈4를 차면 비슷해보이면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바로 시계 테두리의 곡률 변화입니다.

왼쪽이 애플워치 시리즈 4, 오른쪽이 애플워치 시리즈 1

성능
개인적으로 애플워치 시리즈 4에서 가장 인상적인 변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성능 부분을 꼽고 싶습니다. 애플워치는 오리지널 애플워치부터 시리즈2까지는 앱을 제대로 활용하기엔 속도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시계로서의 기본 기능을 지원하기엔 무리가 없었지만 아무래도 본격적인 앱 활용을 하기엔 무리가 많이 따랐습니다.
애플워치에서 무슨 앱을 쓰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애플워치를 다른 스마트워치와 구분할 수 있는건 바로 이 앱 생태계입니다. 아이폰만큼 앱들이 많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꽤 유용한 앱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포켓몬고 같은 앱도 애플워치에서만 사용할 수 있죠. 보통 애플워치에서 앱은 아이폰을 꺼내서 처리하기엔 번거롭고 가벼운 작업을 할 때 사용합니다.
시리즈1을 쓰던 시절에 속도 때문에 가장 고통 받았던 앱은 기본 운동앱과 Shazam이었습니다. 시리즈1에서 WatchOS4를 사용했을 때는 운동 앱을 실행시켜서 걷기 모드를 활성화하려고 하면 30초가 걸렸습니다. 이것도 운동 앱이 실행되어있다는 가정이고, 운동앱이 만약 실행되고 있지 않다면 거의 1분 30초 후에나 운동 모드를 활성화 할 수 있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4에서는 이런 성능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개선을 이루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4의 S4 칩은 시리즈3의 S3보다 두배 더 빨라지고 64비트 아키텍쳐를 지원하게 되었죠. 시리즈3도 속도 부분이 많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애플워치 시리즈4는 속도로 인한 불만은 완전히 사라진 수준입니다. 거의 아이폰의 속도 수준으로 앱이 실행되어 모든 면에서 빠릿빠릿하게 동작합니다.
빠른 속도는 애플워치 시리즈 4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더이상 운동앱을 실행시키기 위해 한참 손목을 들고 있을 필요도 없고, 지금 흘러 나오는 노래를 알기 위해서 한참을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손목에서 구동되는 기기의 속도 향상은 전체적인 사용감을 향상 시킵니다.
Siri
애플워치 시리즈 1을 쓰던 입장에서 시리즈4는 생각보다 WatchOS 자체의 차이는 적습니다. 소프트웨어의 기능 자체는 시리즈1과 시리즈4가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요, 그나마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시리였습니다.

이런 변화 말고..
애플워치 시리즈4에서 시리에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 방법은 모든 애플워치에서 가능한 방법입니다. 시계 용두를 누른 상태에서 말한 다음 용두에서 손을 떼면 시리가 응답하는 식이죠. 이 방법a은 가장 확실하게 시리를 부르는 방법이지만 양쪽 손을 두개 다 써야해서 번거롭습니다.
두번째 방법은 "시리야"입니다. "시리야" 기능은 애플워치 시리즈 3, 4에서만 가능합니다. 아이폰에서처럼 시리 버튼을 누르지 않고 시리를 호출할 수 있는 기능이죠. "시리야"는 양손을 다 쓰지 않아도 되서 편합니다. 매번 시리를 불러야한다는 점을 빼고 말이죠.
세번째 방법은 "들어서 말하기"입니다. 이 기능 역시 시리즈 3과 4에서만 가능한 방법이죠.(단, WatchOS5로 업그레이드 되어있는 경우에만)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애플워치를 입으로 가져가 말하기 시작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됩니다. 어차피 시리에게 말할 때는 애플워치를 입 근처에 가져다 말하는게 인식률을 높일 수 있어서 습관이 되어있는데 이 동작을 자동으로 인식하도록 해놓아 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세번째 방법이 가장 편해서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시리를 부르는 방법이 다양하다보니 이전보다 시리를 사용하는 횟수가 확실히 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애플워치에서 세밀하게 조작해야해서 설정하기 귀찮은 타이머나 운동 모드 활성화를 할 때 가장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52분 48초 타이머를 맞춰줘" 같은..)
다만 들어서 말하기는 동작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일단 "들어서 말하기"이기 때문에 팔을 드는 것 같은 동작을 매번 취해준 다음 꽤 큰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야 그제서야 시리가 나타납니다. 손목에 입을 댄 상태로 계속 시리와 대화를 이어가려면 "시리야"를 불러줘야하죠. 이걸 몰랐을 때는 전 이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또 하나 의외였던건 시리 말하기 기능이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3부터는 시리가 아이폰처럼 음성으로 답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는데요, 제 경우는 이상하게도 몇번이나 시리랑 대화를 해도 아무 음성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애플워치 화면에 글씨만 표시될 뿐이었죠. 나중에 알고보니 한국어 시리는 애플워치에서 음성 피드백을 지원하지 않더군요. - _-;;
건강
애플이 최근에 애플워치를 발표하면서 보여줬던 키노트에 따르면 애플워치는 세가지 축을 기본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바로 건강과 통신 그리고 운동이죠. 이번 애플워치 시리즈4가 전세대와 가장 다른 부분이라면 단연 “건강” 기능입니다. 심전도 측정 기능으로 미국에서는 FDA의 승인을 받아 거의 의료 기기의 반열에 올라섰죠. 이뿐 아니라 넘어짐 감지 기능을 탑재하여 낙상 사고 등의 위험이 있는 사용자를 위한 보호 기능도 갖췄습니다.

애플이 요즘은 여러모로 고전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들에 비해 여전히 가장 독보적으로 앞선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건강(Health)” 부문일겁니다. 다른 IT 회사들에 비해 애플은 이 건강 부문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다른 회사에 비해 건강 부문에 관심을 기울이는데는 바로 스티브 잡스가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병상에 있을 때에도 비효율적인 병원의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하는 방법에 대해 궁리했다고 하죠. 애플이 건강 부문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는 이유는 스티브 잡스의 유지와 무관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그 실체가 집약된 기기가 바로 애플워치 시리즈 4입니다. 애플은 애플워치로 건강 부문에서 실제로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지병으로 고통 받고 있거나, 애플워치로 인해 자기도 모르는 병을 발견하거나, 사고를 당해 전화를 쓸 수 없는 사람 등 애플워치가 생명을 구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픈 사람, 사고를 당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애플워치는 사용자의 일상에서 습관을 바꿔서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줍니다. 기존 애플워치에도 있었던 일어서기 경고, 끊임없이 울리는 활동과 운동 권고 등의 알림으로 사용자가 어제보다 좀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애플워치의 진가는 앞에서도 말했듯 사실 기기가 이렇게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자의 일상을 바꾸는데 있습니다. 애플워치에 있는 건강 기능은 긴급한 상황은 물론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발휘됩니다.
운동
애플워치의 세가지 축(통신, 건강, 운동) 중 운동 부문은 사실 제가 가장 할 말이 없는 분야입니다. 전 운동을 거의 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애플워치는 그런 저에게도 걷기라도 하라고 항상 지치지 않고 알림을 보냅니다. 저희 어머니라도 이미 지쳐서 하지 않을 잔소리를 애플워치는 거의 매일 같이 반복적으로 합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4의 운동 기능은 사실 WatchOS5의 기능입니다. 전세대의 애플워치도 WatchOS5로 업그레이드하면 거의 동일한 새로운 운동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운동 기능이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애플워치를 살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방수가 동일하게 지원되는 시리즈 3 사용자라면 운동 기능을 위해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시리즈 4만이 갖는 장점도 있습니다. 배터리가 시리즈 3보다 좀 더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운동 측정 모드 상태를 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셀룰러와 GPS를 켜고 걷기를 하기만해도 배터리가 광탈하지만 그래도 시리즈 4는 전세대의 애플워치보다는 좀 더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커진 디스플레이입니다. 운동을 하면서 시계를 볼 때는 사실 주의를 기울여서 여러가지 정보를 볼 수 없죠. 그래서 운동 모드에서는 전체적으로 UI가 간소화되고 화면의 모든 것이 커지도록 되어있죠. 더 커진 디스플레이 덕분에 운동 모드의 화면도 모든 것이 다 커졌습니다. 덕분에 운동 중 시계보기가 더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통신
애플워치 시리즈 4의 통신 기능은 시리즈3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셀룰러를 지원하기 시작한 시리즈3부터 애플워치는 아이폰으로부터 좀 더 독립적인 기기가 되었죠. 애플 뮤직을 아이폰 없이 스트리밍할 수도 있고, 아이폰 없이 문자나 iMessage 등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셀룰러 애플워치만 이런 독립적인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GPS 애플워치도 이런 독립적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로 Wifi가 있는 곳이라면 말이죠. Wifi가 잡히는 곳이라면 GPS 모델 애플워치도 셀룰러 버전과 동일한 수준의 독립적인 기능을 누릴 수 있습니다.(전화와 문자는 제외)
Wifi 연결은 애플워치 설정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일단 Wifi만 연결되어 있다면 애플뮤직 스트리밍, 팟캐스트 등의 기능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SMS와 일반 전화는 안되지만 iMessage와 Facetime 음성 통화 등을 사용할 수도 있죠. 심지어 메일 알림을 받고 메일 답장까지 보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아이폰 없이 애플워치만 차고 운동하러 가고 싶은데 그곳이 Wifi가 들어오는 실내 헬스장 또는 운동장이라면? 셀룰러 버전을 사지 않아도 될 수준입니다. 물론 그 곳이 Wifi 속도가 느리지 않다면 말이죠.
마치며
제가 애플워치를 쓰고 있는걸 누군가 보면 항상 공통적으로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거 뭐가 좋아요?"
이 질문에는 두가지 의문이 내포되어있습니다. 일단 스마트워치 제품군 자체의 쓸모에 대한 의문과 그 중 왜 하필 비싼 애플워치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의문이죠.마치며
제가 애플워치를 쓰고 있는걸 누군가 보면 항상 공통적으로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거 뭐가 좋아요?"
개인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어렵습니다. 일단 스마트워치의 용도를 단시간에 설명하려고 하다보면 그저 알림 셔틀과 건강 체크의 용도 두가지 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피트니스 밴드도 할 수 있는걸 왜 굳이 스마트워치를 사야하는가하는 반문이 돌아옵니다.
어찌어찌해서 스마트워치의 쓸모에 대해 상대방이 만족할만한 답변을 했다고 해도 왜 애플워치인가?하는 질문에 답변하기란 더 어렵습니다. 사실 기능 명세로만 봤을 때 10만원짜리 스마트워치와 50만원에 육박하는 애플워치가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다양한 워치 페이스, 알림 셔틀, 운동 기록,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계 기능(!) 등 애플워치가 하는 일은 10만원대의 다른 스마트워치가 하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전 저 질문에 선뜻 답할 수 없는 이유는 단 시간에는 설명할 수 없는 애플의 사용자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 경험은 스펙 명세서에 나와있지 않고 스크린샷으로 찍히지도 않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사용하면서 알게 모르게 점점 느껴가는 부분이죠. 어떤 이들은 이걸 “감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전 감성보다는 좀 더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애플워치는 그런 애플의 디바이스 중에서도 가장 늦게 그 진가를 알게되는 제품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애플워치가 그저 알람 셔틀에 지나지 않는 비싸고 쓸모없는 물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플워치를 오래 쓰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습관에 녹아있게 되죠. 애플워치 시리즈4 사용기를 쓰곤 있지만 애플워치가 정말로 유용한지는 사용기보다는 주변에 애플워치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듣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사실에도 불구하고 애플워치 시리즈 4에 대해서 누군가 위의 질문을 한다면 전 이번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완전 좋아요! 꼭 사세요!”
만약 스마트워치에 관심이 있고, 아이폰을 쓰고 있다면 애플워치 시리즈 4 구매를 한번 심각하게 고려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누군가 애플워치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가족 중에 있다면 선물로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큰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