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미니 4에서 Logitech Focus 키보드 케이스 사용기 Apple

얼마 전 활용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던 아이패드 미니4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키보드를 구입했습니다. 안그래도 회의록 머신으로 전락하고 있던 아이패드 미니4였기에 아예 회의록으로 특화해서 사용하려는 목적이었죠. 아이패드 미니의 터치 키보드로 회의록을 남기고 있는 제 모습을 주변에서 불쌍하게 보기 시작했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패드 미니4 키보드를 구입하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저는 가격이 가장 문제일거라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아예 물건 자체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었죠.



처음 미니4 키보드 구매시에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던 것은 키보드 분리 여부였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케이스를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키보드도 아이패드 프로의 스마트 키보드 커버처럼 떨어졌다 붙였다하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려고 했지만 그런 제품은 단 한개도 없었습니다.(의외로 서피스 키보드나 스마트 키보드는 구현하기 어려운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이 기준은 패스해야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이제 아이패드 미니1/2/3/4를 위한 키보드는 아예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히려 아이패드 미니 1/2/3을 위한 키보드는 예전 재고들이 남아있는 것인지 몇개는 찾아볼 수 있었지만 아이패드 미니4 키보드는 정말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2보다 미니4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 했던 것도 원인이겠죠. 그나마 아마존에는 조금 있었지만 여기도 대부분 중국제(...) 정도만 남은 상태에서 선택해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결국 마지막 기준은 가격이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4를 제가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웬지 비싼 악세사리를 달기엔 뭔가 아까운 -_-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10만원이 넘는 제품은 자연스럽게 제외되더군요.

원체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 몇가지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남은 물건은 로지텍에서 만든 Focus 키보드 케이스만 남았습니다. 한국 오픈마켓에서 운 좋게도 리퍼 상품을 발견해서 4만 3천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에 구할 수 있었습니다.


로지텍 Focus 키보드 케이스는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용으로 나온 로지텍 울트라 씬 키보드와 디자인이 상당히 닮아 있습니다. 케이스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그렇고 거치했을 때의 모양새도 거의 같습니다. 다만 크기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더 두꺼워보인다는 점만 빼면 말이죠.


키보드를 거치했을 때는 이런 모양이 됩니다. 7.9인치짜리 랩탑 같은 느낌이 들죠. 키감도 꽤 우수해서 일반적인 노트북의 펜타그래프 키보드 같은 느낌이 듭니다. 최근에 나온 맥북, 맥북 프로보다 키감이 살짝 더 깊습니다. 매직키보드보다 살짝 얇은 키감입니다.


아이패드 미니는 별도의 커넥터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제품은 블루투스 방식으로 미니와 연결됩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배터리를 별도로 탑재하고 있다는 뜻이죠. 블루투스 키보드는 충전 문제가 번거롭다는게 단점이지만, 이 제품은 생각보다 배터리가 상당히 오래 가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하루에 최소한 두시간은 사용하는데 여태까지 쓴 7개월의 기간 동안 한번도 충전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죠.

그동안 저는 아이패드에 키보드라는 물건은 웬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패드에 키보드를 달거면 차라리 맥북 에어나 맥북을 사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부류였죠. 아이패드에 키보드는 뭔가 장난감에 달린 억지스러운 생산 장치라는 생각이었죠. 쓴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아이패드 미니4에서 키보드를 쓰다보니 iOS가 생각보다 키보드와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맥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단축키를 지원하고 있어서(cmd 키를 오래 누르면 앱별로 지원하는 단축키를 볼 수 있죠) 키보드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아이패드를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생산적인 장치로 만들어주는건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스크린 키보드가 화면의 반을 가린채로 쓰다보면 생산적인 작업이고 뭐고 간단한 문서 수정 외에는 쓸 생각을 안하게 만들죠.


하지만 키보드를 따로 달아주면 스크린 키보드가 화면의 반을 가리지 않은 상태로 쓸 수 있습니다. 이것만 해도 아이패드의 생산성이 몇배로 뛰는 효과가 있습니다. 맥북과 비슷하지만 맥북과는 다른 경험의 좀 더 가볍고 쉬운 랩탑처럼 쓸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아이패드 미니4는 본격적인 생산 목적으로 쓰기엔 물리적인 화면이 너무 작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화면의 아이패드나, 아이패드 프로는 훨씬 생산적인 작업에 잘 어울릴 겁니다. 여기까지 경험해보니 애플이 왜 아이패드 프로에 키보드 악세사리를 달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전 개인적으로 상당히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 키보드지만 몇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솔직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일단 첫번째로 키보드를 따로 분리할 수 없습니다. 키보드를 따로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케이스에 끼우는 순간부터 아이패드로서의 사용성은 상당 부분 잃게 됩니다. 게다가 키보드 무게가 아이패드 미니 무게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무게도 두배가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분리가 안되기 때문에 세로 형태로 거치해놓고 쓸 수도 없어서 사용에 유연성은 떨어집니다.

두번째 문제점은 키보드 크기 문제 때문인지 생략한 키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이 키보드는 Ctrl 키와 Tab키, Capslock키가 없습니다. 그나마 Tab 키와 Capslock 키는 Fn키와 조합하면 불편하게나마 쓸 수 있지만 Ctrl 키는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맥이나 아이패드에서 Ctrl 키는 거의 안쓰이는 키 중 하나지만 사파리 탭 전환, 한영 전환 등에 쓰이는 키죠. iOS11 부터는 Capslock으로 한영 전환을 할 수 있지만 이 키도 Fn키로 조합해야하기 때문에 불편한건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Workflowy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는 저로서는 Tab키도 조합해야 쓸 수 있는건 상당히 불편합니다.

세번째 문제점은 이 키보드와 동일한 디자인의 로지텍 키보드에 모두 해당하는 문제일텐데요, 케이스 겉의 천 재질 부분이 점점 오염된다는 점입니다. 재질 성격상(약간 패딩과 비슷한 재질) 한번 이물질이 묻으면 잘 닦이지 않습니다. 키보드만 따로 분리해 세탁을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밝은 색 케이스의 경우 점점 색이 변해가는 문제가 있습니다.(검은색은 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결국 아이패드 + 키보드의 장점만 맛본 상태로 위에 언급한 단점을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아이패드 프로 + 스마트 키보드의 뽐만 점점 오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패드 프로 + 스마트 키보드도 가히 100만원 가까이 되는 랩탑 가격이라 아직은 고민만하고 섣불리 결정은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9월에 아이패드 프로 새 모델이 어떻게 발표되는지에 따라 결국 아이패드 미니4와 이별할 날이 다가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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