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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과 리눅스에 대한 이야기 by 떠돌이

저는 비주류 운영체제 사용자입니다. 2006년말부터 우분투를 처음 쓰기 시작해서 지금은 맥까지 진출한 상태죠. 어느덧 10년 쯤 되었네요. ‘비주류’라는 말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맥과 리눅스는 한국에서는 확실히 ‘비주류’ 운영체제라고 불릴만 합니다. 그나마 외국에서는 맥은 사용자가 꽤 있는 것 같지만 한국에서는 맥이나 리눅스나 처참하긴 매 한가지이죠. 둘 다 한국에서는 사용하기 녹록치 않습니다.



한국에서 비주류 운영체제를 쓴다고 하면 대부분 인터넷 뱅킹 문제나 결제, 공공기관 이용 등 ActiveX와 관련된 문제들이 떠오르실 겁니다. ActiveX도 물론 사용하는데 있어서 큰 문제이지만 자연스럽게 해당 서비스는 이용을 안하게 되거나 다른 대체 방안을 찾을 수 있게 되더군요. 지금까지 쓰면서 ActiveX가 치명적인 문제였던 적은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ActiveX보다 오히려 잘 드러나지 않지만 가장 일상적으로 사사건건 부딪히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텍스트 인코딩 문제입니다. 우리가 읽고 쓰는 한글을 표현하기 위해서 컴퓨터는 이런 문자들을 부호화(Encoding)하여 저장합니다. 이렇게 부호화된 문자들이 복호화(Decoding)을 거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문자로 표현됩니다.

우리가 흔히 윈도에서 사용하는 문자 인코딩은 euc-kr이나 cp949라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한글 전용 인코딩이죠. 해당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저장한 텍스트 문서나 파일명은 바로 이 문자 인코딩으로 저장되죠. 그런데 맥이랑 리눅스는 유니코드(UTF-8)를 사용합니다. 유니코드를 사용함으로서 국가별로 서로 다르게 사용하는 문자 인코딩을 하나로 통합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윈도에서 온 파일과 텍스트는 리눅스와 맥으로 오는 순간 깨져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파일명이 깨지는 경우는 프로그램의 발달로 흔치 않지만 동영상의 자막이나 MP3의 태그(Tag) 정보들은 여전히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습니다. 맥을 쓰시는 분들은 윈도에서 다운 받은 자막 파일이 맥에서는 깨져서 보이는 경험을 많이 하셨을 겁니다. 바로 그 경우가 텍스트 인코딩 문제입니다.

(잠깐 딴길로 새자면, 맥에서 쓰는 파일을 윈도로 전달하면 “ㅍㅏㅇㅣㄹㅁㅕㅇ.jpg” 같이 자소가 분리되어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데 이건 텍스트 인코딩이랑은 또 다른 문제로 이건 맥OS에서 사용하는 파일 시스템(HFS)의 호환성 문제입니다. 최근에 나온 iOS나 맥OS(High Sierra부터 지원)에서는 APFS라는 파일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이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맥이나 리눅스를 쓰다보면 정말 사사건건 이 문제에 부딪히는데요, 저도 최근에 우분투랑 맥에서 이 문제를 다시 경험했었습니다. 예전 외장하드에 있었던 음악 파일에 있는 태그 정보가 윈도 정보로 되어있어서 태그가 깨지더군요. 저도 오랜만에 맞닥뜨린 문제라 좀 당황했습니다.

우분투에서 문제 해결은 비교적 간단했습니다. EasyTag를 비롯해 태그 정리 앱이 우분투 기본 저장소에만해도 10개가 넘게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태그 입력 & 수정은 물론 파일 이름을 기반으로 태그를 추출해낸다거나 인코딩을 변환하는 기능들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EasyTag를 이용해서 비교적 손쉽게 인코딩을 변환할 수 있었습니다.

GUI뿐 아니라 터미널에서도 명령어를 통해 인코딩 변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성능이 부족한 머신에서의 일괄처리도 문제없습니다. 우분투에서는 워낙 익숙한 문제였기 때문에 금방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맥이었습니다. 맥에서도 당연히 해당 태그 정보가 전부 깨져서 보이고 있었습니다. 우분투에서 변환한 것을 맥으로 복사해서 쓰면 되는 일이었지만 맥에서도 뭔가 방법이 있을 것 같아 일부러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일단 당연히 앱스토어부터 검색을 해봤습니다. 역시 앱스토어에도 태그를 수정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는 앱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중 상위에 있는 무료앱 몇가지를 받아서 테스트해봤습니다.

첫번째 앱은 그냥 아무 부가기능 없이 단순히 태그를 수정할 수 있는 앱이었습니다. 이런 것은 기본으로 설치되는 아이튠즈에서도 가능하므로 별로 의미가 없었죠. 두번째 앱은 그나마 기능이 약간 많았는데 인코딩 변환 기능은 없었습니다. 그 이후 받았던 앱들도 대부분 인코딩 변환 기능이 빠져있더군요. 대부분 앱스토어에 있는 앱들은 인코딩 변환 기능을 유료앱에서만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리눅스에서는 공짜로 썼던 기능인데 맥에서는 대부분 5달러 가까이를 지불해야 쓸 수 있는 기능들이었던 것이죠.

앱스토어에서 해결이 안되었기 때문에 구글링을 해보았습니다. 한글로는 잘 검색이 안되기 때문에 영어로 검색을 해서 앱을 하나 찾았으나 너무 오래되어서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또 한 앱은 실행은 잘 되지만 뭔가 사용하기가 어렵게 되어있습니다. 우분투의 EasyTag 같이 심플하지만 강력한 앱을 찾는게 힘들었습니다.

물론 EasyTag를 맥에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맥OSX에 있는 X11을 이용하는 것이죠. 맥도 유닉스 기반이기 때문에 리눅스용으로 설계된 앱들이 실행됩니다. 다만 인터페이스가 제대로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있고 성능도 별로 좋지 않습니다. X11을 이용하면 EasyTag를 설치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려면 GNOME 환경이 필요하고(…) 뭔가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을 태우는 느낌이 들어서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해결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클릭을 잘못해서 해당 파일을 아이튠즈로 실행을 하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태그가 깨지지 않고 잘 들어가더군요(…) 약 한시간을 삽질한다고 방법을 찾고 있었는데 너무 허무하게 해결되버린 것이죠. 아이튠즈는 다양한 환경의 문자 인코딩을 자동으로 인식하거나 혹은 변환하는 기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파인더에서는 여전히 깨져보이지만.)

하지만 엄밀히 말해 완벽한 해결은 아니었습니다. 아이튠즈가 아니라 Vox 플레이어 같은 다른 맥 음악 플레이어를 사용하면 여전히 깨져서 보이니까요. 물론 맥을 쓴다면 대부분 아이튠즈를 쓰시겠지만 말이죠.


이렇게 우분투와 맥에서 각각 같은 문제를 해결했던 과정을 돌이켜보니 두 운영체제의 특징을 정말 잘 보여주는 사례였던 것 같습니다. 우분투는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과 강력한 툴을 다 갖고 있습니다. 그 방법을 미리 알고 있거나 응용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그 방법을 찾기가 어렵죠. 물론 사용자가 많은 우분투 같은 배포판은 문제 해결 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긴 합니다.

맥은 비교적 문제가 잘 일어나지 않는 편입니다. 위의 인코딩 문제도 사실 사전에 아무 지식 없이 아이튠즈로 진작에 던져서 들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죠. 물론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가 많지만 애플에서 미리 삽질을 해둔 덕분에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는 맥이 문제가 적고 고장이 적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다만, 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해결방법을 찾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해도 애플에서 막아놓았거나 문제를 해결할만 앱이 나와있지 않거나 혹은 비싸거나 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또한 Vox 플레이어를 쓰는 것처럼 애플 생태계를 벗어날 경우, 애플이 잘 만들어놓은 것들도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사실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비슷해보이지만 두 운영체제가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히 다릅니다. 한 때는 애플까로서 맥을 많이 공격하기도 했었지만 어느덧 우분투를 쓴지는 10년, 맥을 쓴지는 7년째에 접어들면서 서로의 장점만 취하자는 생각이 드네요. 분명 각자 사용 목적에 맞는 운영체제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맥OS를 많이 쓰고, 운영체제가 없는 조립 PC 등에서는 특수목적형(스팀OS 등) 우분투를 쓰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윈도우즈10을 쓰고 있으니 전 세가지 운영체제를 다 쓰고 있는 셈이네요.(사실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플랫폼은 아이폰에서 실행되는 iOS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윈도우도 좋아져서 그리 단점으로 꼽을만한게 없더군요. 그만큼 PC 운영체제는 거의 성숙기에 접어든 것 같습니다. 뭐가 되었든 쥐를 가장 잘 잡을 수 있는 플랫폼을 사용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굳이 무리해서 맥을 살 이유도, 굳이 무리해서 주류 운영체제에서 탈출할 이유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변태이기 때문에 아이맥에는 맥OS와 우분투, 윈도가 같이 깔려있습니다(…)

덧. 아까 인코딩 문제가 윈도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요? 애초에 윈도의 인코딩 문제 때문에 발생한거라 윈도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이지만, 만약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애초에 많기 때문에 문제 해결 방법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사용자 수가 많기 때문에 그냥 해당 파일이 문제가 있겠거니…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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