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OS의 Proton 사용기로 시작하고 싶었던 스팀OS 설치 후기

스팀OS를 기억하십니까? 스팀OS는 폐쇄적인 생태계의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등 기존 게임 콘솔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스팀 기반의 게임 콘솔에서 사용하던 운영체제 이름입니다. 빵빵한 스팀 생태계를 앞세우고 있고 윈도가 아닌 리눅스 기반에서 실행되며 누구나 해킹이 가능한 개방적인 구조 때문에 당시에도 많은 화재가 되었죠.

저도 그 즈음 시기에 맞춰서 스팀머신(Alienware Alpha)을 실제로 구매하고 사용기까지 올린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에는 스팀OS가 정식 출시되기 전이라 윈도8이 깔려있는 상태였지만 일단 구매 후 스팀OS가 출시되면 스팀머신으로 바꿔서 쓸 생각이었죠.



그런데 그 당시 스팀머신은 퍼포먼스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어 전 결국 윈도 환경에 안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윈도 환경을 약간 커스텀해서 윈도 환경 대신 스팀 환경으로 부팅하는 방법으로 스팀OS를 대신해서 쓰는 것으로 만족해야했습니다. 나중에 스팀OS가 쓸만해지면 다시 스팀OS 환경으로 가겠다는 다짐과 함께 말이죠.

그리고..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야심찼던 스팀OS와 스팀머신은 지금은 그 자취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스팀 홈페이지에서는 스팀 머신 소개 페이지도 사라졌습니다. 스팀 전체에서 스팀OS와 일반 리눅스를 합친 리눅스 점유율은 0.8% 정도에 머물러 있는 상태죠. 스팀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밸브도 스팀 머신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팀머신과 스팀OS는 완전히 실패했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갑자기 밸브가 스팀OS에서 윈도우 게임을 실행하기 위한 호환성 도구를 실험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밸브는 바로 스팀OS 베타 버전에 "Proton"이라는 도구를 포함하면서 이 소문을 확정시켜버립니다.

Proton은 리눅스에서 윈도 앱을 실행시켜주는 Wine과 OpenGL을 대체하는 3D API Vulkan을 결합한 물건으로 기본적인 목적은 윈도용 게임을 개발사가 별도의 포팅을 하지 않아도 스팀OS에서 실행시킬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Wine을 밸브가 커스텀한 버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전 데스크탑 환경을 맥으로 이주한 지금도 Wine을 쓰고 있는데요,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시리즈를 Wine을 통해 돌리고 있습니다. Wine도 호환성에 맞도록 잘만 커스텀하면 생각보다 높은 호환성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기대가 컸죠.

마침 스팀머신도 2015년에 구매 후 한번도 포맷하지 않아 느려져가고 있던 상태라 이번 기회에 포맷도 할 겸 스팀OS를 설치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델에서 공식적으로 스팀OS로 전환하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어 어려울게 없을거라 생각했죠. 그때만해도 그게 고생의 시작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1. 일단 스팀OS를 설치하려면 다른 운영체제처럼 USB로 설치 디스크를 만들어서 부팅해야했습니다. 근데 사실 이 과정부터 당황스러웠는데요, 다른 운영체제는 iso로 설치 이미지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지만 스팀 OS는 설치 이미지를 zip 파일로 배포하고 있었습니다. USB를 FAT32로 포맷해서 디스크에 파일을 복사하면 만들어지는 구조였습니다.

2. 근데 정작 만들고보니 부팅이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최근의 컴퓨터에는 Secure Boot라는 보안 방식이 BIOS에 설치되어있는데요, 한마디로 인가된 운영체제만 설치할 수 있게 하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 때문에 USB로 실행하지 못하고 걸리고 있었던 거죠.

3. BIOS에 들어가서 해제한 다음 다시 부팅을 했는데 이번에는 USB로 부팅하고 나니 GRUB 프롬프트만 떠있는 상태가 나타났습니다. 이건 제대로 커널 이미지를 불러내지 못했을 때 나오는건데.. 아무리 찾아봐도 해결방법이 나오진 않더군요. 결국 이것저것 테스트해보니 맥에서 디스크를 포맷한게 화근이었습니다. 윈도에서 FAT32로 포맷하니 설치가 가능하더군요.

4. 설치 과정은 생각보다 평화로웠습니다. 우분투와 달리 스팀OS는 정해진 환경대로 설치하도록 되어있어서 설치 과정 중에 어떤 것도 물어보지 않습니다. 멀티부팅을 하기 위한 옵션도 물어보지 않죠. 무조건 기존에 컴퓨터에 있던 내용을 지우고 SteamOS로 설치합니다.

5. 설치 후 스팀OS가 뜨니 컨트롤러 셋업 화면이 나타났습니다. 화면은 스팀 컨트롤러지만 엑박 컨트롤러나 플스 컨트롤러, 심지어 스위치 프로 컨트롤러를 사용해도 세팅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드디어 스팀 머신을 써보는가 하는 기대감에 세팅 후 스팀 계정 로그인을 눌렀는데 아무 반응도 없었습니다. -_-

이 문제는 찾아보니 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스팀 머신의 버그였습니다. 하필 제가 설치한 8월 2일 빌드에서 이 버그가 재현되고 있었던 것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빅픽쳐 모드가 아니라 일반 데스크탑 스팀을 띄워서 그 환경에서 로그인을 해서 로그인 화면을 우회하는 방법 밖엔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trl + Alt + 2 를 눌러서 tty2 터미널을 띄운 다음 nano 에디터로 /usr/bin/steam-session 파일을 편집해서 gnome-session으로 로그인하는데 성공했습니다. gnome-session으로 부팅해서 그 환경에서 스팀을 로그인 시킬 수 있었습니다.

6. 여기까지 진행을 기존에 있던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쓰지 못하고 유선으로 연결해서 해야했습니다. 분명히 스팀OS 안에 블루투스 연결하는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가 연결이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도 좀 찾아보니 스팀OS 기반인 리눅스에 설치된 블루투스 스택의 버그라고 합니다. 사용하려면 Bluez 패키지를 설치해서 써야 한다고 하더군요 -_- 여기까지는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 세팅하고보니 이게 과연 콘솔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에 어떤 게임 콘솔을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서 설치하고 직접 파일에 접근해서 설정을 수정하고 할까요(...) 콘솔 환경이라고 하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리눅스 배포판의 느낌이 물씬 풍겼습니다. 제가 보기엔 스팀OS는 이 상태로는 완성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심지어 제 컴퓨터는 델과 밸브가 정식으로 지원하는 스팀머신이었는데도 말이죠!)

어쨌든 모든 세팅을 마무리한 후 Proton을 사용해 제가 라이브러리에 갖고 있는 게임들을 실행해보았습니다. 일반적인 상태에서는 윈도용 게임은 실행되지 않는데 프로톤을 활성화하면 윈도용 게임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윈도 게임을 설치하면 필요한 윈도 라이브러리를 미리 받아오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밸브의 호환성 리스트에 있던 게임들은 제가 갖고 있는 라이브러리에 없었는데요, 그래서 제가 요즘 하고 있는 게임들을 돌려봤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아직까진 호환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게임들은 실행조차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국, 긴 삽질을 마무리하고 최근 즐겨하는 게임 때문에 다시 윈도10 + 커스텀 스팀 환경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 결국 실패했지만 Proton이 지원되는 게임을 플레이해본 사람들은 꽤 만족스럽다는 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향후 스팀에서 투표를 통해 호환성 처리 우선순위를 정해서 지원되는 게임들을 서서히 넓혀갈 계획이라고 하니 정말 잘되서 완성만 된다면 스팀OS를 한번 더 시도해볼만 할 것 같습니다.

덧. 스팀 OS가 윈도환경에 비해 갖는 장점은 바로 성능 부분인데요, 특히 부팅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윈도에서는 부팅 후 자동 로그인을 통해 스팀을 띄우는데 약 3분~4분(현재 컴퓨터가 하드 디스크 기반이라 매우 느립니다.)걸리는데 스팀OS는 30초 정도 밖에 안걸리더군요. 스팀OS가 좀 더 안정화되어서 다시한번 전환할 수 있게 될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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